변속기 없는 전기차, 1단 기어만 사용하는 이유는?

친환경 전기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때문에 제조사들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꾸준히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그중에는 변속기 다단화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8 DCT, 10단 자동변속기 등 다단 변속기는 신차 출시 시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될 만큼 차량의 중요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신형 전기차 출시에는 변속기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이는 이미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운전자들은 알고 있는 내용으로 전기차에는 변속기가 아닌 1단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단일 기어인 1단 감속기를 사용하고 있고, 덕분에 전기차는 변속 과정이 없기 때문에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내연기관 자동차에 변속기를 사용했던 이유는 내연기관의 적절한 회전수를 활용해 효율적인 운행을 하기 위해서다. 내연기관은 엔진 회전수마다 발휘하는 토크가 다르고, 일정한 회전수에 도달해야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속도별로 적절한 기어를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출발 전 엔진이 계속해서 일정 속도로 작동(공회전) 해야 하고, 수동 변속기를 주로 사용하던 시절에는 클러치를 부드럽게 조작해야만 시동이 꺼지지 않고 출발할 수 있었다.

 

반면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기모터는 작동하는 동시에 최대 토크가 발휘되고, 최대 토크가 꾸준히 발휘된다. 덕분에 내연기관처럼 출발 전 공회전 상태를 유지할 필요도 없고, 모터 회전수가 주행에 중요한 요소가 아닌 만큼 계기판에 RPM 게이지가 없다. 이처럼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인버터를 통해 전압과 주파수를 조절하고, 모터 회전수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속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거운 전기차를 효율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모터의 토크를 더 높여줘야 하기 때문에 회전수를 줄이는 대신 토크를 높여주는 감속기를 적용하는 것이다. 감속기의 원리는 자전거를 쉽게 예로 들 수 있다. 오르막길에서 자전거를 탈 때 낮은 기어비로 조정을 하면 페달을 열심히 돌려도 속도는 느리지만, 비교적 손쉽게 언덕길을 올라갈 수 있는 효과와 비슷하다.

 

이처럼 감속기를 전기차 모터와 구동 축 사이에 적용을 해 모터의 토크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전기차는 기어비가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만큼 최고 속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가 2단 기어로 높은 속도를 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인데, 모터의 회전수를 올리는데도 한계가 있고, 고회전으로 갈수록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결국 토크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높은 최고 속도가 필요한 포뮬러 E와 전기 하이퍼카 제조사 리막의 C Two와 같은 전기 하이퍼카에는 전기차용 2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전기차는 변속기 없이 1단 감속기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실용 구간에서 충분한 출력과 효율을 발휘하고, 구조적 이점, 무게, 비용 등의 추가 장점이 있는 만큼 1단 감속기를 적용하고 있다.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와 같이 독특한 방식으로 2단 기어를 구현하는 방법도 있다. 테슬라 모델 S는 두 개의 전기모터에 가속용 기어, 항속용 기어를 각각 연결해서 가속과 고속 주행 시 상황에 맞춰 효율적으로 운행한다. 가속 시에는 낮은 기어비를 이용해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고, 항속 주행 시에는 높은 기어비를 이용해 효율을 중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두 개의 감속기를 각각의 모터에 연결한 방식으로 2단 변속기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과거에는 내연기관 자동차도 4, 5단 변속기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효율적인 8, 10단의 다단 변속기가 시장에 나타났고, 시장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 전기차도 현재는 기술적인 한계, 감속기의 충분한 효율 등으로 변속기가 탑재되고 있지 않지만, 현재 내연기관용 변속기가 발전해 왔듯이 전기차의 효율을 높여주는 전기차용 변속기가 개발되고, 보급될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오토버프(kiyeshy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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